요약 : 이 글은 ‘단절의 시대를 이끄는 창의적 회복탄력성(Creative Resilience: Leading in an Age of Discontinuity)’을 주제로 한 제15회 글로벌 피터 드러커 포럼 연재의 일부였다. 필자는 모든 대인 커뮤니케이션에서 리더가 친절함 쪽으로 오판할지라도 기울어야 한다고 믿었다. 이 선언은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하지만, 지금 이 시대에는 특히 용기를 필요로 했다. 오늘날 우리의 연결을 갉아먹는 요인이 많았다. 집중력 결핍을 보라. 대화 중에 상대 혹은 자신이 휴대폰을 확인하거나 멀티태스킹을 하지 않았던 때가 언제였는가? 속도의 문제도 있었다. 우리는 인간적 파장을 성찰할 틈도 없이 한 일에서 다음 일로 달려갔다.
사람들이 친절하고 싶어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과제는 더 어려워졌다. 최근 에델만 트러스트 바로미터에 따르면, 특정 사회·정치 이슈에 강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 중 단 30%만이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을 기꺼이 돕겠다고 응답했다. 정치적 양극화의 결과, 모든 것이 정치적 선언이 되었다(팬데믹 이후 마스크 착용을 떠올려 보라). 그 결과 일터의 무례함도 만연했다.
정부·기업·정치 영역에서 40년에 걸친 커리어—현재는 화이자(Pfizer) 수석부사장 겸 최고 기업커뮤니케이션 책임자—를 통해 필자가 깨달은 훌륭한 리더십의 본질은 사람들이 ‘보이고 들린다’고 느끼게 만드는 연결에 있었다. 이를 위해서는 앞서 말한 경향과 충동에 맞서, 필자가 ‘우아한 커뮤니케이션(gracious communication)’이라 부르는 방식을 실천해야 했다.
이는 작은 제스처와 전반적 태도를 통해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일이었다. 고위 리더는 물론, 리더를 지향하는 누구에게나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은 일상적 상호작용에서나 큰·어려운 대화에서나 중요했다. 그렇게 할 때 더 강한 관계, 존중받는 리더십 존재감, 그리고 더 큰 창의성·회복탄력성을 얻게 되었고, 궁극적으로 더 강한 리더십으로 이어졌다. 아래는 그 실천법 세 가지였다.
1) 우아함으로 방어적 태도를 낮추라. Break down defensiveness with graciousness.
필자는 분쟁적 상황에 들어갈수록 더 친절하게 행동했다. 상원 청문회 같은 험한 환경에 가거나 공격적인 변호사의 신문을 받을 때, 필자는 항상 이렇게 시작했다.
“오늘 이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미소를 띠고, 진심으로 말했다. 이는 막아서려 하지 않고, 경청하고 기여하려는 태도를 보여주는 신호였다. 그 자체가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상대의 귀를 열게 했다. 동시에 용기와 성숙을 보여주어 더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문제 해결을 가능하게 했다.
물론 분노를 표현해야 할 때도 있었다. 자신이나 가족이 상처받았을 때, 분노는 적절한 반응이었다. 그러나 마음을 열고 생각을 바꾸게 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도구는 아니었다. 분노는 상대를 닫게 하고, 친절은 상대를 열게 했다.
또한 리더의 소통은 늘 관찰의 대상이었다. 폭발하기로 유명한 사람이 되면, 나쁜 소식은 그에게 올라오지 않았다. 분노와 변덕이 흐르는 조직 문화에서는 중요한 위험이나 문제가 위로 보고될 가능성이 낮아지며, 그 결과 위기에 신속히 대응할 능력이 떨어졌다.
2) 공로를 공정하게 인정하라. Give credit where credit is due.
사람은 보이고 인정받는 것을 좋아했다. 마땅한 이에게 크레딧을 주면 열정·노력·신뢰·충성심이 생겨났다. 필자는 과거 상사에게서 받은 감사 카드를 오래도록 기억했다. 그 이후 줄곧 팀에게 손편지와 인정의 순간을 선물하는 관행을 이어왔다. 감사 실천은 창의성도 자극했다. 누군가와의 상호작용을 곱씹는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나 다음 대화의 실마리가 떠올랐다. 그 과정이 속도를 늦추어 아이디어가 떠오를 틈을 마련해 주었다.
인정은 동료에게도 동일한 힘을 발휘했다. 필자는 임원위원회에 앉아 있는데, 누군가가 상을 받거나 안전 기준을 달성하는 등 성과가 나올 때마다 그룹 전체에 공유했다. 이는 동료에 대한 진심 어린 존경에서 나온 행동이었고, 동시에 공을 돌릴 줄 아는 성숙과 자신감을 보여주어 필자 자신에게도 긍정적이었다.
오늘날 기업 세계에서 ‘크레딧 챙기기’가 유행이라는 점에서 이는 의외의 선택이었다. 겸손을 가장한 자랑(humblebrag), 소셜미디어에서의 ‘감사·영광’ 승진 포스트 등은 끝이 없고 진저리가 났다. 모든 것의 공을 주장하려는 욕구는 파괴적이고 비생산적이었다.
특히 누군가가 내 아이디어나 내 일을 가로채 공을 주장했을 때 되받아치고 싶은 충동이 강해졌다. 그러나 사실을 바로잡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라. 사람들은 누가 실제로 일했는지 종종 알아본다. 그 순간 침묵을 택하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견고한 확신을 보여주며, 상대와의 연결 가능성도 남겨 둔다.
팬데믹 당시, 필자와 상사는 주요 제약사들과 함께 고안한 ‘백신 안전 기준 서약’을 추진했다. 그런데 2022년 한 컨퍼런스에서 다른 회사 인사가 그 크레딧을 자신들에게 돌리는 발언을 했다. 순식간에 뒷목이 서늘했고, 손이 꽉 움켜쥐어졌다. 당장 끼어들어 정정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그 자리에서 크레딧을 주장했다면 상대를 공개적으로 난처하게 만들고, 우리가 협업하는 좋은 파트너라는 전체 이야기에 의심을 불러일으켰을 것이었다. 필자만 더 나빠 보였을 것이고, 침묵은 필자에게 아무 비용도 들지 않았다.
물론 공식적으로 공을 드러내야 할 때도 있었다. 도전적 목표를 달성한 팀의 리더로서 “우리가 해냈다”고 말할 때, 혹은 회사 명성이 걸린 순간이 그랬다. 그러나 타인에게 크레딧을 주는 일은 종종 직접 챙기는 것보다 더 큰 힘을 가졌다.
3) 상대에게 ‘공간’과 ‘명료성’을 주라. Give the other party space and clarity.
어떤 대화든 상대를 불시에 몰아붙이지 말라. 가벼운 질문이든 나쁜 소식이든, 지금이 괜찮은 시간인지를 묻고 무엇을 이야기하려는지 대략 알려 주라.
이렇게 하면 상대는 놀라움이나 어려운 소식에 대비할 수 있고, 당신이 그들의 반응을 들을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가 된다. 또한 불안을 가라앉혀 준다. 예측 불가능에서 상황 파악으로 전환해 주기 때문이다. 이는 당신의 말이 헤맬 수 있는 여정에 이정표를 제공한다.
이는 간단히 “지금 가을 캠페인 논의 괜찮으신가요?”라고 연락하는 수준일 수 있었다(필자는 예전에는 엉뚱한 시간에 무작정 페이스타임을 걸었다). 혹은 상대가 달리 해석할 수 있는 소식의 정서적 맥락을 미리 공유하는 방식이 될 수도 있었다.
중대한 사안에서는 약간의 준비가 필요했다. 며칠 전 필자는 상사에게 중요한 의제가 있어,
“오프사이트 동안 제 팀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 몇 분만 이야기 나눌 수 있으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알리고, 몇 장짜리 슬라이드를 미리 보냈다. 그러면 상사는 2분이 아닌 15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시간을 잡을 수 있었다.
항상 준비할 시간은 없었다. 그래도 상대에게 ‘공간’을 주는 방법은 있었다. 대화 도중 반박하거나 나쁜 소식을 전해야 할 순간이 오면, “여기서 잠시 멈추자”고 말하며 솔직해질 수 있었다. 다만 그룹 상황이라면, 가능하면 회의 후 개별 통화를 했다. 누군가가 불쾌한 발언을 했다고 하자. 회의 후 전화를 걸어
“그 말이 어떻게 들렸는지 모르실 수도 있겠다”라고 말한 뒤 대화를 이어갔다. 공개 망신은 좋지 않았고, 사적으로 교육하려는 시도는 훌륭했다.
무엇을 택하든, 목적은 상대에게 부담을 덜어주고—자기중심이 아니라 상대중심이 되는 데 있었다. 오늘처럼 양극화되고 속도감 있는 세계에서 이는 쉽지 않았지만, 관계·리더십·자기 웰빙에 거대한 보상을 가져다주었다.
저자
Sally Susman은 화이자(Pfizer)의 수석부사장 겸 최고 기업커뮤니케이션 책임자(Chief Corporate Affairs Officer)이며, 국제구호위원회(International Rescue Committee)의 공동 의장(Co-chair)이다.
그녀는 《Breaking Through: Communicating to Open Minds, Move Hearts, and Change the World》(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프레스, 2023)의 저자이며,
LinkedIn에서 그녀와 소통할 수 있다.
원문
Susman, S. (2023, July 12). The simple power of communicating with kindness. Harvard Business Review. https://hbr.org/2023/07/the-simple-power-of-communicating-with-kind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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