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지금 시스템 사고가 필요한 이유

전통적 혁신 접근법—브레이크스루(급진) 사고와 디자인 씽킹—은 상호연결된 시스템에서 파동처럼 번지는 복잡한 부작용을 종종 간과했다.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처럼 다면적 도전에 직면한 오늘, 시스템 사고는 보다 탄력적이고 총체적인 길을 제시한다. 시스템 사고는 상호의존성의 이해, 반복적 문제 재정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공동 창출을 강조한다. 본 글은 네 단계의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 (1) 바람직한 미래 상태를 정의한다. (2) 이해관계자 전반에 울림이 생기도록 문제를 재구성한다. (3) 개별 제품보다 흐름과 관계에 집중한다. (4) 작은 넛지로 시스템을 점진적으로 이동시킨다. Maple Leaf Foods, Co-operators Insurance, CSA Group의 사례는 이 접근이 장기적 지속가능성과 정렬하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재구성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시스템 사고는 다른 혁신 기법을 대체하기보다는, ‘말썽 많은(wicked) 문제’를 다룰 때 그 한계를 보완한다. 기업이 의도치 않은 결과를 예견하고, 연합을 구축하며, 복잡한 환경에서 적응적으로 변화를 이끌도록 돕는다.

비즈니스는 지난 수십 년간 혁신 기술과 새로운 일하는 방식으로 경제적·사회적 번영을 크게 진전시켰다. 그러나 많은 혁신에는 비용이 따랐다. 예컨대 플라스틱은 편리하고 저렴한 소비재를 만드는 데 쓰였지만, 육상과 해양 생태계에 막대한 문제를 야기했고 인간을 포함한 수천 종의 동물 체내에서 발견되었다. 수압파쇄(fracking)는 유가를 낮추는 데 기여했지만 수자원 훼손, 대기오염 등 환경 문제를 일으켰다. 금융에서는 신용부도스와프(CDS)가 투자자의 신용위험 헤지 수단으로 고안되었으나, 결과적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했다.

혁신의 예기치 않은 결과는 규제나 조세정책으로 사후 완화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애초에 혁신 방식을 더 면밀히 고민함으로써 그런 결과를 피하는 편이 더 낫다고 보았다.

이 글에서는 기업이 흔히 적용하는 두 가지 지배적 혁신 접근—브레이크스루 사고와 디자인 씽킹—의 강점과 약점을 살펴보되, 이들이 복잡한 시스템에서 사회적·환경적 부작용을 낳는 경향을 지적했다. 이를 피하기 위해 혁신가는 시스템 사고를 적용해야 한다. 시스템 사고는 수십 년 전부터 존재했지만 오늘날 드물게 쓰이고 있다. 현대 경제에서 모든 조직은 사람·제품·자금·데이터의 네트워크 일부이며, 한 영역의 변화가 다른 영역에 파급효과를 낳는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다. 예를 들어 최근 미국의 대외 관세 부과 시도는 자동차나 아이폰처럼 다국에서 부품을 조달하는 주요 제품의 공급망에 연쇄 효과를 일으켰고, 금융시장에서는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반응의 연쇄를 촉발했다.

시스템 사고는 역동적이고 상호연결된 환경에서 문제를 예측하고 해결하도록 도와준다. 특히 지속가능성 과제를 위한 혁신과 밀접하다. 전기차는 친환경 기술로 각광받아 특히 중국에서 투자가 몰렸지만, 탄소배출 순효과는 해당 국가의 전력 믹스가 얼마나 친환경적인지에 크게 좌우되었다. 더구나 그 기술에는 오염적인 가공 공정을 거치는 원자재가 필요했다. 태양광 패널 또한 ‘은탄환’처럼 보이지만, 제조 규모가 급증하면서 전자폐기물 쓰나미를 야기할 위험이 있다. 환경과제를 위한 진정한 지속가능 기술 해법은, 지구 생태의 한 부분에서의 이익이 다른 부분에서의 피해로 상쇄될 수 있음을 명시적으로 인식하는 시스템 주도 접근을 요구한다.

이 글에서는 기업이 복잡한 문제에 시스템 사고를 적용하는 데 도움이 될 원칙을 제시했다. 이는 캐나다 아이비 경영대학원의 연구-실천 이니셔티브인 Innovation North에서 30여 개 대기업과 수십 건의 프로젝트·애자일 스프린트를 수행하며 얻은 통찰에 기반한다. 이를 바탕으로 브레이크스루·디자인·시스템 사고 접근의 장단점을 비교했다.

세 가지 혁신 모드

가장 대중적인 혁신 접근은 아마 브레이크스루 사고일 것이다. 이는 ‘10배 성과’와 승자독식을 지향하며, 마크 저커버그의 “빠르게 움직이며 부숴라”라는 구호로 상징된다. 여기서 혁신가는 새로운 기술을 무기로 기존의 관계·규범·법률까지도 무시하며 더 나은 제품을 만든다.

예컨대 구글은 검색 엔진을 개선하면서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활용하기 위해 허락을 구하지 않았다. 우버는 새로운 도시에서 서비스를 론칭할 때 지방정부나 택시업계와 협의하지 않고 ‘일단 시작’했다. 이들 실리콘밸리 기업의 마인드는 우선 전진하고 결과는 나중에 걱정하자는 것이다. 그들은 알렉산더 대왕처럼 복잡한 매듭을 푸는 대신 칼로 내리쳐 진로를 열었다.

이 방식이 통하면 혁신가는 막대한 보상을 얻는다. 그러나 부수 피해도 크다. 구글은 프라이버시와 지식재산권을 거칠게 다루었다는 이유로 대중의 거센 반발과 다수의 법적 도전에 직면했다. 우버는 많은 택시기사를 실업으로 몰았고, 긱 워커는 정규직과 같은 혜택과 보호를 누리지 못했다. 특히 ‘말썽 많은(wicked) 문제’—지속 변동하고 정의하기 어렵고, 해결책에 고통스러운 상충관계가 따르는 문제—에 브레이크스루 사고를 적용할 때 피해가 커진다. 문제를 둘러싼 생태계가 복잡할수록 해법은 사회·경제적 비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문제가 명확히 경계 지어질 때(예: 로켓을 우주로 쏘기)에는 이상적이지만, 미국의 의료·교육 시스템 개혁처럼 복잡계 문제에는 부적합하다.

두 번째 접근인 디자인 씽킹은 1990년대 IDEO 같은 회사가 대중화했다. 여러 상호연결된 행위자가 상충되는 목표를 가진 복잡한 맥락에서 컨설턴트와 혁신팀의 기본 방법론이 되었다. 디자인 씽킹은 설계 대상 제품·서비스의 사용자에 집중함으로써 복잡성을 절단한다. 혁신가는 사용 맥락에서 사람을 관찰하고 공감하며 잠재 니즈를 파악해 경험을 개선하도록 제품과 프로세스를 재설계한다. 그들은 매듭을 베어내기보다, 매듭의 한 가닥(사용자)에만 집중하고 주변은 무시한다.

디자인 씽킹은 성과를 입증했지만, 사용자 집착이 다른 당사자에게 연쇄 문제를 일으키는 단점도 크다. 예컨대 에어비앤비는 집주인과 여행자 문제를 풀었지만 지역사회에는 많은 문제를 만들었다.

세 번째 접근인 시스템 사고는 이론생물학자 루트비히 폰 베르탈란피, 컴퓨터 과학자 제이 포레스터 등의 선구적 작업에서 출발했다. 피터 센게의 베스트셀러 『제5경영(The Fifth Discipline)』로 1990년대 전성기를 누렸다. 시스템 사고는 조직 문제의 복잡성을 단순화하지 않고 인정·수용한다. 이 접근은 전체 시스템을 더 지속가능하고 탄력적으로 만드는 혁신을 이끌어, 다른 두 접근에서 가끔 나타나는 부작용과 부수 피해를 회피한다. 최상일 때 시스템 사고는 더 창의적 해법과 조직 생태계의 더 높은 참여를 낳는다.

디자인 씽커는 고객의 문제에서, 브레이크스루 씽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한다. 반면 시스템 씽커는 문제 해결에 ‘줌 인’하기에 앞서, 혁신이 속할 시스템을 ‘줌 아웃’해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이 접근은 비직관적 답을 낳기도 한다. 교통 혼잡 문제에서 디자인 씽커는 도로를 넓히거나 신설할 수 있다. 브레이크스루 씽커는 운전자를 동적으로 재루팅하는 기술을 배치할 것이다. 시스템 씽커는 단기 처방을 피한다. 운전을 더 쉽게 만들수록 더 많은 운전을 부추기는 역설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기적으로 교통을 더 느리게 만들고 대중교통을 확충하는, 겉보기 역행적 해법을 택할 수 있다. 단기 혼잡 증가는 장기적 혼잡 완화에 필요한 유인을 만들 수 있다.

그 이점에도 불구하고 시스템 사고가 가장 덜 쓰이는 이유는, 문제 해결이 더 느리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전통적 시스템 사고의 첫 과제는 시스템의 모든 흐름·상호작용·피드백 루프를 식별하고 모델링하는 일이다. 빠르게 변하는 세계에서 이는 벅차고 때로는 무익하다.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는 모델에 집착하는 사이, 매듭을 과감히 베어버리거나 한 가닥만 보는 경쟁 접근이 앞질러 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이유로 시스템 사고는 AI와 양자컴퓨팅의 시대에도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를 옹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간소화된 시스템 사고 접근

복잡 적응계(system)를 정밀 모델링할 필요는 없다. 대신 시스템의 핵심 패턴을 대략 이해하고, 생태계 행위자와 함께 단순한 아이디어를 시험할 수 있다. 목표는 전면적이고 잠재적으로 파괴적인 변경이 아니라 실험이다. 좋은 넛지는 종종 새로운 아이디어를 자극해 시스템을 변화시킨다.

우리의 간소화된 시스템 사고는 네 단계로 이뤄진다.

1. 바람직한 미래 상태를 정의한다. 디자인 씽킹(그리고 일부 브레이크스루 사고)의 표준 관행은 고객의 ‘해야 할 일’이나 ‘잠재 니즈’를 다루는 것이다. 공사 인부는 드릴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벽의 구멍을 원한다. 음악 애호가는 음원 소유가 아니라 듣기를 원한다. 반대로 시스템 사고는, 여러 부분의 변화 없이는 달성할 수 없는 바람직한 미래 상태에서 회사가 맡을 역할에 초점을 둔다. 우리는 워크숍에서 회사가 시스템에 바라는 North Star와 그 미래 시스템에서 자기 역할을 명료히 하도록 돕는다. 이는 동일 시스템의 다른 행위자와 대화의 틀을 만들고, 그들의 협력을 얻어 시스템과 회사를 North Star로 이끌도록 한다. 또한 시스템 내부의 혁신 활동이 빗나가지 않게 한다. 서로 다른 그룹이 노력 위에 노력을 쌓아, 혁신이 단절되거나 상충하는 활동 집합이 되지 않게 한다.

Maple Leaf Foods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2019년 당시 CEO 마이클 맥케인은 캐나다 식육가공 회사의 존재 목적을 재정립하려 했다. 가공식품 산업은 저렴하고 맛있는 제품으로 소비자에게 봉사했지만, 비만·암 위험을 높이는 중독성 제품으로 인한 장기적 건강 피해라는 외부비용을 대체로 외면했다. 언젠가는 산업이 이 사회적 비용을 마주해야 할 것이다. 그때 Maple Leaf는 무엇을 의미하게 될까. 맥케인은 임직원에게 크고 대담하게, 미래지향적으로 사고하라고 주문했다. 그 결과 Maple Leaf는 “지구에서 가장 지속가능한 단백질 회사”가 되기로 했다. 더 이상 ‘육가공 회사’가 아니라, 더 건강하고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식품 생산 시스템 속에서 단백질을 제공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이 North Star는 Maple Leaf가 식품 산업에서 맡을 새 역할과 그 실행 방식, 그리고 시스템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포착했다. 축산과 육가공은 심각한 환경비용을 초래한다. 그 비용 상쇄의 긴급성이 커지면 규제와 과세가 뒤따라 전통적 육가공 사업의 매력은 떨어질 것이다. Maple Leaf는 지속가능성을 수용하고, North Star를 ‘고기’가 아닌 ‘단백질’ 가공으로 재정의함으로써 곤충·식물성 단백질 혁신이 무르익는 환경에 적응하도록 스스로를 위치시켰다. 간결하고 잘 규정된 목적은 변혁적 힘을 가진다. 테드 레빗의 고전 「마케팅 근시안」이 말했듯, 철도회사가 자신을 철도업이 아니라 운송·모빌리티 업으로 봤다면 제2의 삶을 찾았을지 모른다. 요점은 현재 제품이 아니라 시스템 속에서 회사가 수행하는 근본 역할에 초점을 맞추는 데 있다.

회사와 시스템의 미래 상태를 규정했다면, 이제 비즈니스 시스템 전반의 파트너에게 접촉해 비전을 공유·확산해야 한다. Maple Leaf는 업계 협회(Meat Institute)와 협력하여 Protein PACT를 만들어 북미의 농가·목장·가공업자 전반에서 지속가능 농업 관행을 촉진했다. 협회장은 Maple Leaf가 모든 규모의 동종 업체와 전문성을 나누며 산업 전체 발전에 기여했다며 치하했다. 물론 이런 접근은 저항이나 무관심을 만날 수 있다. 이것이 다음 원칙으로 이어진다.

2. 문제를 규정하고, 재규정하고, 반복한다. 브레이크스루와 디자인 씽킹은 ‘올바른 문제’를 파악하면 그 문제에 고정한다. 시스템 씽킹은 복잡한 문제를 규정하는 단일한 방법이 드물며, 시스템의 이상을 서로 다르게 경험하는 이해관계자를 참여시키려면 반복적 재규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한다. 요령은 생태계 파트너가 겪는 문제를, 당신이 풀고자 하는 문제와 어떻게 연결할지 찾아내는 것이다. 지속가능성과 같은 ‘말썽 많은’ 문제가 파트너에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는 극소수다.

예컨대 온타리오 농업지대의 구엘프 대학은 재생농업 연구 자금 유치를 원했다. 대학은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하는 기술 창업을 인큐베이팅하면 자금을 끌어올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농가는 기후변화를 중시하면서도 당장의 파종·수확·수익이 더 급했다. 우리는 문제를 ‘기후변화’에서 ‘토양 건강’으로 재틀짜기(reframing)했다. 토양 건강은 농가의 일상과 더 밀접하지만, 기후변화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 건강한 토양은 다양한 미생물 생태가 필요하며, 기후변화는 토양을 퇴화시켜 탄소 포집과 생물다양성 지원 능력을 떨어뜨린다. 이는 다시 기후변화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든다. 농가가 토양과 기후의 관계를 이해하면 대학 연구에 더 관심을 보일 것이라 가정했다. 재구성 결과 더 많은 농가가 워크숍에 참여했고, 양방목(양을 빌려 자연 방목·비료화) 같은 로우텍부터, 산화철 나노입자 토양 적용 같은 하이텍까지 다양한 혁신이 나왔다. 또한 경운 없이 피복작물 유지로 탄소를 더 많이 격리하도록 하는 Susterre Technologies의 고압 수파종 시스템 보급을 검증·가속했다.

3. 제품·서비스가 아니라 흐름과 관계에 집중한다. 대부분의 혁신가는 파악한 문제를 푸는 제품·서비스를 찾는 데 에너지를 쏟는다. 사용자 관점에서 혁신이 물리적 객체로 구현되면 이해가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 해결은 새로운 제품·서비스·기능이 없어도 가능하다. 행위자 간 흐름(flow)이나 관계(relationship)를 바꿔 마찰을 줄여 빠르게 하거나, 일부에는 마찰을 더해 속도를 늦추는 방식이同樣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 이변이 빈번해지면서 보험사는 재산손해 청구 비용이 상승하고 있다. 손해복구 시공업자는 손상 자재를 매립지로 보내고, 천연자원을 소모하는 신자재로 재건하는 일이 잦다. 이는 기후변화를 더 악화시킨다. 캐나다의 금융·보험사 Co-operators는 손상 자재가 매립지로 향하는 흐름을 차단하고, 복원 자재가 다시 주택으로 되돌아가는 흐름을 개선해야 함을 인식했다. 그들은 복원력·지속가능성 전략을 세우고, 폐기물 감축과 미래 손실 예방을 돕는 구체적 이니셔티브를 도입했다. 예컨대 ‘청수 피해’ 주택에는 석고보드와 바닥재를 걷어내 교체하는 대신, 고성능 송풍으로 습기를 제거해 곰팡이를 방지하고 72시간 내 귀가가 가능하게 했다. 또 ‘소프트 콘텐츠’ 세척 프로세스로 가구·의류 등 소지품을 복원해 매립 폐기물을 줄이고 정서적 가치를 보존했다. 더 나아가 공급업체 선정 기준에 지속가능성 요건을 내장해, 사고 발생 시 지속가능 관행을 갖춘 업체를 쉽게 선택하도록 했고, 그 결과 비용 절감·환경 보호·고객 만족 증대를 동시에 달성했다. 여기서 Co-operators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거나 거대한 투자를 한 것이 아니다. 기존 비즈니스 시스템 내 흐름과 관계의 품질을 창의적으로 개선했을 뿐이다. 이것이 시스템 사고의 정수다.

4. 넛지로 전진한다. 혁신 담론은 흔히 즉각 해답—문샷, 은탄환, 킬러앱—에 집착한다. 그러나 그런 해법은 연쇄 문제를 낳기 쉽다. 시스템 사고 혁신가는 시스템 내 문제를 꾸준히 다루는 ‘행동 생태계(ecology of actions)’를 만든다. 큰 도약 대신, 생태계 파트너 간 상호의존을 드러내고 시스템을 앞으로 조금씩 움직이는 작은 실험과 넛지를 찾는다.

캐나다 표준 개발기관 CSA Group은 표준으로 안전·공익·지속가능성을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유엔환경계획에 따르면 전 세계 탄소배출의 약 37%는 건축환경에서 나오며, 그중 38%는 순환건축으로 감축될 수 있다. CSA는 순환 설계 원칙—건물의 적응적 재사용, 폐자재의 경제 환류—를 건축환경에 적용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건축환경에는 건축가·엔지니어·개발사·소유주·자재 제조사 등 다수의 행위자가 얽혀 있다. 이들이 소통하며 전 과정에 순환설계를 내재화하도록 표준이 필요하다. 우리는 CSA에, North Star(순환 건축환경)를 뒷받침할 ‘완벽한 새 표준’을 회의실에서 머리맞대고 만들기보다, 교육·표준 개발·파일럿 자금의 세 축에서 작은 행동의 생태계를 구축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의지 있는 연합(coalition of the willing)’—이미 순환성에 공감하는 행동가—을 모아 소수 파일럿을 시작하고, 각 성공마다 참여자와 프로젝트를 늘려 공동체가 순환성에 점진적으로 접근하도록 제안했다. 순환 생태계의 참가자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아이디어는 많지만 복잡성에 압도되어 출발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제안한 작은 행동은 시스템을 이해하고 다음 행동을 도식화하는 출발점이 되었다.

우리는 시스템 사고를 권한다고 해서 기업이나 기업가가 기존의 지배적 혁신 접근을 버리리라 기대하지 않는다. 기술 진보에는 브레이크스루 사고가 필수이며, 디자인 씽킹은 관리자를 고객에 더 가깝게 만든다. 그러나 문제가 복잡하고 이해관계자에 따라 영향이 극도로 상이할 때, 이 방법들은 해결만큼이나 문제를 만들 수 있다. 오늘 사회가 직면한 ‘말썽 많은’ 도전을 해결하는 일은, 가장 영감 넘치는 브레이크스루·디자인 씽커에게도 역량 밖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시스템 사고는 변화를 위한 더 견고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

원문 : Bansal, T., & Birkinshaw, J. (2025, September–October). Why you need systems thinking now: It’s the best way to anticipate the many secondary effects of change in an interconnected world. Harvard Business Review.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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