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AI가 컨설팅 회사의 구조를 바꾸고 있다

AI는 컨설팅 업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과거 주니어 컨설턴트들이 수행하던 리서치, 모델링, 분석 등의 업무가 자동화되면서 컨설팅 회사는 보다 작고 유연한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새로운 모델은 전통적인 ‘피라미드’ 구조를 대신할 ‘오벨리스크(obelisk)’ 모델로, 더 적은 계층과 소규모 팀으로 구성된다.

이 모델의 핵심 역할은 다음 세 가지다.

  • AI 퍼실리테이터(AI Facilitator): 최신 AI 도구와 데이터 파이프라인에 능통한 전문가로, AI 기반 워크플로우를 설계하고 개선한다.

  • 엔게이지먼트 아키텍트(Engagement Architect): 프로젝트를 이끌며, 문제를 정의하고, AI의 결과를 해석해 실행 가능한 전략으로 바꾼다.

  • 클라이언트 리더(Client Leader): 고위 경영진과의 깊은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변화의 의미를 해석하며, 장기적 조언자로서 역할한다.

AI는 컨설팅을 없애지 않는다. 그러나 그 본질을 재구성하고 있다. 전통적 피라미드 구조에 의존하던 회사들은 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점점 더 뒤처질 것이다.


AI와 컨설팅에 대한 양극단의 시각

AI의 영향에 대한 논의는 대체로 극단적이다. 일부는 AI가 컨설턴트를 쓸모없게 만들 것이라 주장하고,
다른 일부는 오히려 AI가 컨설턴트를 더 필요하게 만들 것이라 주장한다. 하지만 진실은 그 중간에 있다.
컨설팅은 사라지지 않고, 근본적으로 다른 형태로 재구성되고 있다. 

수십 년간 컨설팅 업계는 ‘피라미드 모델’을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다. 넓은 기반에는 리서치, 모델링, 분석을 수행하는 주니어 컨설턴트들이 있고, 좁은 상단에는 전략을 수립하고 고객 관계를 담당하는 시니어 리더들이 있다. 이 구조는 오랫동안 컨설팅의 경제 논리정체성을 뒷받침해왔다.

그러나 AI가 이 모델을 뒤흔들고 있다. 생성형 AI, 예측 알고리즘, 합성 연구 플랫폼은 이제 주니어 컨설턴트의 일상적 업무를 빠르게 자동화하고 있다. 이 변화가 가속화될수록 컨설팅 회사들은 자신들의 서비스 전달 모델을 진화시킬지,
아니면 도태될지의 선택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피라미드의 균열

기업들이 컨설턴트를 찾는 이유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다. 조직은 앞으로도 외부의 전문지식, 유연한 인력, 객관적 검증,
그리고 복잡한 문제에 대한 독립적 시각을 필요로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수요를 충족시키는 방식—즉 피라미드형 모델—은 AI로 인해 점점 더 비효율적으로 변하고 있다. 기존 모델은 주니어 컨설턴트들이 수주일에 걸쳐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시나리오를 모델링하며, 시니어가 이끄는 제안서를 위한 슬라이드를 만드는 구조였다. 이제 AI 시스템은 이 모든 일을 더 빠르고, 저렴하며, 종종 더 정확하게 수행한다.

예를 들어,

  • 맥킨지(McKinsey)의 사내 AI 어시스턴트 Lilli는 전체 인력의 72% 이상이 사용하며, 연구와 분석 시간을 약 30% 단축했다.

  •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Deckster라는 AI 도구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수분 내 완성한다.

  • 베인앤컴퍼니(Bain)는 사내 지식(IP)을 학습한 Sage라는 AI 코파일럿을 운영한다.

  • 딜로이트(Deloitte)는 Zora AI 에이전트, PwCAgent OS 플랫폼을 통해 내부 워크플로우와 고객 서비스를 재설계하고 있다.

이처럼 생성형 AI는 점점 더 많은 주니어 컨설턴트의 업무를 대체하고 있다. 자동화되는 작업은 단순 업무가 아니다. 이미 하위 직급의 핵심 업무를 넘어, 중간 관리자급 역할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AI가 수천 시간의 청구 가능한 주니어 노동을 대체한다면, 피라미드는 스스로의 무게에 눌려 무너질 것이다.


컨설팅 오벨리스크의 부상

이에 따라 등장하는 새로운 구조가 바로 ‘컨설팅 오벨리스크(consulting obelisk)’다. 피라미드형 구조가 넓은 하부 인력층에 의존했다면, 오벨리스크 모델은 높고 좁은 형태, 즉 계층이 적고 팀이 작으며, 각 구성원이 더 높은 레버리지를 갖는다.

이 모델은 세 가지 인간 중심 역할에 기반한다.

  1. AI 퍼실리테이터(AI Facilitator)

    • 최신 AI 도구와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다루는 초기 경력의 전문가다.

    • AI 기반 워크플로우를 설계·개선하고, 신속하게 통찰을 도출한다.

    • 기술적 유창성과 실천적 판단을 동시에 키우는 새로운 형태의 견습 과정을 제공한다.

  2. 엔게이지먼트 아키텍트(Engagement Architect)

    • 숙련된 컨설턴트로 프로젝트를 총괄한다.

    •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정의하고, AI의 출력을 인간의 판단으로 해석해 실행 가능한 전략으로 전환한다.

    •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워크를 조정하며, 통찰이 실제 결과로 이어지게 한다.

  3. 클라이언트 리더(Client Leader)

    • 고위 임원과의 신뢰를 구축하고, 조직 변화의 의미를 해석하며,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세 역할은 컨설팅 조직의 핵심 기능—생산, 해석, 관계—을 반영한다. 또한 인재 개발 파이프라인의 핵심 축으로 작동하며, AI 시대에도 지속 가능한 성장 경로를 마련한다.

오벨리스크 모델은 ‘규모의 경제’ 대신 속도와 통찰의 경제로 전환하는 구조다. AI가 반복적 작업을 맡고, 인간은 판단과 창의, 신뢰 관계 구축에 집중한다.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컨설팅 인재를 조직하고 배치하는 방식의 필연적 진화이다.


AI-네이티브 부티크의 등장

이 새로운 오벨리스크 모델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는 기존의 대형 컨설팅사가 아니라, AI-네이티브 부티크 컨설팅 회사들이다.

예를 들어,

  • Monevate는 가격 전략에 특화된 회사로, AI 기반 모델링 툴과 플레이북을 활용해 전통적 분석가 계층 없이 조언을 제공한다.

  • SIB는 비용 절감 전문 회사로, AI 에이전트를 사용해 송장과 계약서를 스캔해 절감 가능성을 찾아내고, 필요한 경우에만 전문가를 투입한다. 두 회사 모두 피라미드 구조를 완전히 배제하고, 소수 인력으로 반복 가능한 고가치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Unity Advisory는 빅4 출신 파트너들이 설립하고 3억 달러의 자본을 확보한 회사로, 기존 컨설팅 모델의 가장 의도적인 재창조 사례다. 이 회사는 회계감사와 자문 간의 이해 상충이 없으며, 처음부터 AI-네이티브 구조를 채택했다.
대규모 주니어 채용이나 중간관리 계층이 없으며, 소규모 시니어 팀이 전용 AI 도구와 협업해 빠르고 정교한 전략 자문을 제공한다.
전통적인 청구시간 기반 피라미드를 없애고, 전문가 중심의 신속한 전달 구조로 전환한 대표적 오벨리스크 사례다.

Disruptive Edge 역시 이러한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주니어 인력이 수주일 걸리던 리서치를 AI 기반 심층 분석 리포트로 대체해, 방대한 정보를 단시간에 요약·통합한다. 또한 Lovable과 같은 AI 기반 앱 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아이디어에서 완성형 프로토타입까지의 시간을 수개월에서 2주 미만으로 단축한다. 이를 통해 팀은 더 작고 숙련된 구성으로 운영되며, 고객과의 상호작용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현재 연구 결과에 따르면, AI는 전통적 컨설팅 회사에서 대규모 주니어 인력이 수행하던 업무를 더 빠르고 높은 품질로 수행할 수 있다. 오벨리스크 모델은 아직 신생이지만, 만약 기본 업무가 자동화된다면, 소규모·시니어 중심의 팀이 가장 높은 가치 영역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 컨설팅사의 저항 요인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전통적 컨설팅 회사들은 쉽게 바뀌지 못할 것이다. Clayton Christensen이 『The Innovator’s Dilemma』에서 설명했듯이, 기존 강자는 스스로를 파괴하기 어렵다. 그들의 기존 모델이 여전히 높은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 업계에서 그 모델은 바로 피라미드 구조다.

피라미드 모델은 조직문화, 경제 구조, 인사 시스템 등 컨설팅 회사의 모든 요소에 깊게 뿌리내려 있다. 승진, 보상, 인력 배치, 그리고 “좋은 컨설팅”에 대한 사고방식 모두가 인력 수와 레버리지에 기반한 인센티브 체계로 묶여 있다.

이 때문에 변화는 더욱 어렵다. 많은 회사들이 AI 혁신 랩을 세우고 도구를 도입하지만, 그 역량은 종종 핵심 전달 프로세스와 분리되어 있다. 화려한 데모는 고객에게 인상적일 수 있지만, 기본 엔진—즉, 대규모 주니어 인력 중심의 운영 구조—는 그대로 남아 있다. AI 기반의 날씬한 구조로 전환하는 일은 규모 중심 조직에게 존재론적 위협처럼 느껴진다.

또한 인재 재정렬의 문제도 존재한다. 기존 모델은 매년 수백 명의 일반 경영대학원(MBA) 출신을 선발해 훈련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미래에는 AI 도구, 데이터 워크플로우, 시스템적 사고에 능숙한 소규모·전문 집단이 필요하다. 일부 회사(PwC 등)는 AI 역량 강화를 위해 10억 달러 규모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조직문화와 인센티브는 여전히 ‘투입 시간’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AI를 기존 모델에 덧붙이는 보조 수단으로 보는 것이다. AI를 근본적인 구조 재설계의 계기로 삼지 않는 한, 일시적으로는 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작고 빠른 AI-네이티브 회사들이 더 낮은 비용으로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하며 시장을 잠식할 것이다.


컨설팅 산업에 대한 시사점

이 변화의 파급력은 매우 크다. 주니어 인력 중심 모델에 의존하는 회사들은 점점 더 느리고, 비싸고, 덜 관련성 있는 조직이 될 위험이 있다. 반면, 신속히 대응하는 회사들은 더 작고, 더 전문적이며, 고객에게 훨씬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로 거듭날 것이다.

기존 회사들이 오벨리스크 모델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전체 워크플로우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가치가 어떻게 창출되고 전달되는지를 처음부터 다시 정의해야 한다. 주니어 인력의 교육도 AI 퍼실리테이션 역량과 문제해결·커뮤니케이션·고객관리와 같은 전통적 컨설팅 기술을 통합하도록 진화해야 한다. 보상 체계 또한 ‘투입 시간’이 아니라 ‘전략적 기여와 고객 성과’를 기준으로 바뀌어야 한다.

또한 새로운 모델은 AI 거버넌스와 윤리 문제도 제기한다. 전통적 구조에서는 보고서가 여러 단계의 검토를 거쳤기에
오류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벨리스크 모델에서는 소수의 팀이 빠르게 움직이고, AI가 의사결정에 더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AI 기반 의사결정의 이해 가능성, 공정성, 책임성을 보장할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Jeffrey Saviano는 과거 EY 파트너로, 현재 하버드대 Edmond & Lily Safra Center for Ethics에서 AI 거버넌스 및 윤리 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그의 연구는 “AI 규제를 정부에만 맡기지 말고, 기업 스스로가 책임 있게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즉, AI 활용의 윤리적 가드레일을 내부 시스템에 통합해야 하며,
사후적 감사나 중앙집중식 규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오벨리스크 모델에서 특히 중요하다. 소규모 전문가 팀이 고위험 결정을 내리는 환경에서는 윤리적 책임이 명확히 분산·내재화되어야 하며, 팀의 워크플로우 안에 직접 포함되어야 한다.


결론

컨설팅 산업은 지금 점진적 변화가 아니라 근본적 전환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기존의 피라미드형 모델에 안주하는 회사들은 AI-네이티브 경쟁자에게 자리를 내줄 것이다. 반면, 변화를 선도하고 산업을 재상상하는 회사들이
새로운 시대의 승자가 될 것이다. 결국, 이 변화를 먼저 행동으로 옮기는 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원문 : Duncan, D. S., Anderson, T., & Saviano, J. (2025, September 10). AI is changing the structure of consulting firms. Harvard Business Review. 링크

요약 정리

  • AI는 컨설팅의 ‘피라미드’ 구조를 무너뜨리고 ‘오벨리스크’ 모델로 재편하고 있다.

  • 핵심 역할은 AI 퍼실리테이터, 엔게이지먼트 아키텍트, 클라이언트 리더의 세 가지이다.

  • AI-네이티브 부티크들이 새로운 표준을 만들고 있으며, 기존 대형사들은 구조적 저항과 문화적 관성에 직면해 있다.

  • 성공하는 컨설팅사는 ‘인력 규모’보다 ‘통찰·속도·신뢰’를 핵심 경쟁력으로 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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